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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에 '금 지푸라기' 잡으라는 요양병원

작성자 채식영양
작성일 16-09-20 12:48 | 조회 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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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society/welfare/newsview?newsid=20160920100608397


고주파·면역치료·옻나무 추출물 등

검증 안된 고액처방 환자 두번 울려
심리적 안정·통증조절 등
긍정적 역할 하는 곳도

이아무개(59)씨는 지난 5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병원 쪽에서는 암세포가 폐뿐만 아니라 간, 척추뼈, 림프절 등 여러 곳으로 전이돼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항암제 치료를 두달 받았지만 암 크기는 줄지 않았다. 수술 대상이 아닌 탓에 입원도 되지 않았다. 지난달 이씨는 통증이 너무 심해져 집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일단 진통제 처방을 통해 통증치료를 받은 이씨는 요양병원 의사와의 상담에서 “면역치료제, 고주파열치료기, 겨우살이 추출물 등을 통해 암이 치료되거나 진행이 멈춘 환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면역치료제와 겨우살이 추출물을 처방받았다. 한달에 입원비 외에도 300만원가량이 치료비로 나왔다. 이씨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덕에 이 중 60만원가량을 부담했다.

최근 암환자들에게 의학적 검증이 부족한 고가의 암치료법을 권하는 요양병원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한 호스피스 병원의 복도 모습(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최근 암환자들에게 의학적 검증이 부족한 고가의 암치료법을 권하는 요양병원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한 호스피스 병원의 복도 모습(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9일 의료계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요양병원이 급증하며 일부에서 의학적인 검증이 부족한 고액의 암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요양병원이 초기엔 주로 뇌졸중, 치매,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의 요양·치료를 담당했는데, 최근에는 암 환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 많아졌다”며 “환자가 주의하지 않으면 자칫 비용만 많이 들고 효과가 크지 않은 치료를 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전체 요양병원 수는 2003년 68개에서 2015년 1372개로 급증했다.

박아무개(34)씨는 지난해 요관암(신장에서 소변이 모아져 나오는 요관에 생기는 암)에 걸린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요양병원 5군데를 돌아다녔다. 박씨의 어머니는 2014년 요관암을 진단받아 수술 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재발한 상태였다. 박씨는 “아버지 혼자서 말기암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기 힘들 것 같아 요양병원을 알아봤는데, 일부 요양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사무장이 나와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며 고주파열치료기 치료 등을 권했다. 옻나무 추출물을 권한 요양병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옻나무 추출물 치료는 한달에 300만원이나 했다. 비용도 문제였지만 사무장이 설명하는 게 믿음이 가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았다”며 “암 환자와 가족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 김아무개씨도 “대학병원에서조차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포기하려 했는데, 요양병원에서 치료된 경우가 있다고 하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치료를 받게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에서 많이 권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비급여 치료법은 고주파열치료기 치료, 면역치료제, 겨우살이·옻나무 추출물, 고용량 비타민 요법 등이 꼽힌다. 면역치료제의 경우 악성흑색종 등 일부 암에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인데, 나머지 암에도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 암 덩어리에 전극을 삽입해 고주파에 의해 발생하는 열로 암을 치료하는 고주파열치료는 주로 간암에만 쓰이는데다 주변 조직에 열손상·천공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옻나무나 겨우살이 추출물, 고용량 비타민 요법은 암 치료 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다. 국립암센터의 한 의사는 “이런 치료법들은 의학적인 근거가 부족한데다 비용은 한달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액이어서 암 환자들이 이중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요양병원에서는 이들 치료가 모두 정부의 허가를 받은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장은 “고주파열치료기나 면역치료제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이거나 의약품이며, 겨우살이는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암 치료에 많이 쓰고 있는 대체치료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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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서 비급여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데에는 수익을 중심적으로 추구하는 ‘사무장병원’이 요양병원에도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무장병원’은 의사 외에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현행법을 피해가기 위해 의사 면허를 차용하거나 의사를 고용해 수익이 많이 남는 진료를 주로 하는 병원을 말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최근 사무장병원으로 판명돼 적발된 의료기관 가운데 요양병원이 크게 늘고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102곳 가운데 32곳(31.4%)이 요양병원이었다”고 말했다.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요양병원은 2008년 8개에서 2014년 43개로 5배 넘게 많아졌다.

모든 요양병원이 고가 암 치료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말기 암 환자의 심리적 안정이나 식사, 통증 조절 등을 돕는 긍정적 역할도 하고 있다. 김아무개(31·여)씨는 20대 초반이었던 2008년에 췌장암을 진단받았다. 곧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9개월 뒤 재발했고, 다시 수술을 받았다. 2010년에는 간으로, 2012년에는 소장이나 대장 등과 같은 장기를 감싸고 있는 복막으로 암이 전이됐다. 김씨는 그 뒤에도 두 차례 수술을 더 받았고 지금도 항암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몸무게가 32㎏까지 줄어든 김씨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요양병원을 찾았다. 김씨가 이용한 포근한맘요양병원의 하태국 원장은 “원래 치료를 받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로 항암제 처방을 받고 있어 우리 병원에서는 줄어든 몸무게를 회복하기 위한 영양치료와 함께 암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가라앉히는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며 “2~3개월 머물다가 퇴원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데 지금은 몸무게가 40㎏까지 올라왔고 심리적인 안정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식사와 심리치료 등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함에도, 기존의 의료체계는 직접적인 암 치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요양병원이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한 요양병원장은 “환자들이 원하는 경우 면역치료제 등 값비싼 치료도 하지만, 통증 관리나 식사 조절 등을 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치료는 보상이 적어서 이 치료만 제공하다보면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는 “암 환자가 치료받던 병원에서 흔히 겪는 통증 관리는 물론 재활을 위해 필요한 운동, 식이 조절 등 통합적인 서비스를 받고, 말기 암 환자의 경우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은 대형병원이 맡고, 암 환자의 통증 관리나 재활치료, 호스피스 완화의료 등은 요양병원이 맡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평석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부회장은 “현실적으로 종합병원이 암환자 치료의 모든 과정을 맡을 수 없는 만큼 정신과에서 상담치료를 하면 진료비를 보상해주듯 요양병원에서 암 환자에게 심리치료 등을 해도 진료비를 적절히 보상해 주는 방법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요양병원병원의 한 종류로 의사 또는 한의사가 상주하면서 환자 30인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주로 뇌졸중,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호사나 노인요양보호사가 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요양시설)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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